블렌디드 리뷰#42) 컴파스 박스 벨리코어 / Compass Box Vellichor

Compass Box

 

컴파스 박스(Compass Box), 관행을 깨는 독립 병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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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ss Box Vellichor

 

주종: Blended Scotch Whisky

 

원료: Malted Barley & Grain

 

증류기: Undisclosed

 

원액: 

(Re-Charred Hogshead) Highland Park 25y 38.9%

(Re-Fill Sherry Butt) Blended Malt Parcel 26y 29.3%

(Re-Fill Sherry Butt) Blended Parcel 25y 15.6% [Old Orkney]

(First-Fill Bourbon Barrel) Macallan 23y 12.1%

(Re-Fill Hogshead) Caol Ila 37y 4.1%

 

도수: 44.6%

 

병입자: Compass Box (CB)

 

싱글 캐스크: X

 

냉각 여과: X

 

색소 첨가: X

 

참조: 

 

 

색: 살짝 노르스름한 색을 띠며 레그는 천천히 떨어진다.

 

 

향: 알코올이 살짝 치대지만 이내 빠르게 숨이 죽는다. 시트러스라기보다는 살짝 시큼한 느낌의 사워도우, 완전히 빛바랜 페이퍼백 도서, 만지면 바스러질 정도로 오래된 신문지, 토란, 감자 껍질, 목공풀, 삼나무, 낙엽, 굳은 점토, 더티하면서 마른 흙내음, 패랭이꽃, 담뱃잎, 수분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건빵 또는 비스킷, 밀기울, 트러플, 건표고, 갓 구운 포카치아, 월계수잎 따위가 볼륨감 있게 올라오면서 올드 몰트 캐릭터를 떠올리게 한다.

 

 공기와의 접촉이 길어질수록 제사용 향과 하얗게 탄 재 뉘앙스 그리고 페놀릭 한 피트감이 두각을 나타낸다. 해풍보다는 조개 육수와 해조류에서 기인하는 짠내가 도드라지고 김부각, 파래가 뿌려진 센베 또는 전병 과자, 황색 박스 테이프, 들깨 빻는 냄새가 진동을 한다. 중간중간 파인애플 또는 바이주의 농향이 빠르게 스쳐 지나가며, 끝에서 밤꽃 냄새가 미세하게 잡힌다. 전체적으로 건조하고 차분하면서 복잡스럽고 풍성하다.

 

 

맛: 기름진 질감에 중간 이상의 바디감이다. 투박하면서도 거친 느낌의 호밀빵, 고소한 들기름, 별사탕과 건빵을 동시에 같이 씹으면 배어 나오는 특유의 단맛 그리고 다시마에서 기인하는 특유의 천연 감칠맛으로 입 안이 가득 찬다. 껍질 때문에 마른 풋풋함이 같이 배어 나오는 볶은 아몬드, 살짝 니글거리는 느낌의 캐슈넛, 호두 따위의 견과류 풍미도 상당하다. 오래 머금으면 오크 탄닌이 매우 엷게 코팅되며, 모닥불에 구운 감자 같은 포슬포슬함이 느껴지고, 마른 허브 뉘앙스들로 인해 점점 드라이해진다. 마카로니 과자, 오곡 쿠키, 그래놀라, 아몬드 페이스트리(Marzipan) 등이 연상되기도 한다. 낮은 도수감에도 풍미가 그 이상의 볼륨을 보여주며 균형감도 뛰어나다.

 

 

목 넘김 및 여운: 산뜻하지는 않지만 부드러운 목 넘김이다. 마른 신문지와 하얗게 탄 재 뉘앙스 그리고 김부각 향이 비강을 가득 메운다. 이후 담뱃잎, 마른 허브, 흙먼지, 호밀빵, 가열된 기름 냄새가 가늘고 길게 이어진다. 혀는 견과류와 거친 곡물 느낌으로 인해 살짝 텁텁해지는 경향이 있다. 살짝 시큼한 사워도우와 오리지날 다이제의 풍미가 빠르게 지나가고 조개 육수의 감칠맛이 오래도록 잔존한다.

 

 

총평: 바닷가에 인접한 골목 귀퉁이의 어느 한 헌책방, 그곳에서 지난 세월을 회상하는 한 노인.

 

 

점수: 4.5/5

 

ex) ?: 평가하기 모호한 상태

     1: 한 모금 마신 후 다음을 기대하기 싫은

     2: 시간으로 어느 정도 회생이 가능한

     3: 온전히 한 잔을 비울 수 있는

     3.5: 데일리로 마시고 싶을 정도로 괜찮은

     4: 장점이 뚜렷하게 보이며, 맛있는

     4.5: 기대를 훨씬 상회하는 존재감

     5: 단점을 찾아 헤매는 나를 자각할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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