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링(Teeling), 아이리쉬 위스키의 전통을 잇는 신생 증류소
Teeling Distillery
1782년, 월터 틸링(Walter Teeling)이라는 사람이 더블린 리버티스 지역에 매로우본 레인(Marrowborn Lane) 증류소를 설립했다. 당시 이 지역에는 30여 개가 넘는 증류소들이 활발할게 증류 활동을 벌이던 골든 트라이앵글이라 불렸으나, 이후 아이리쉬 위스키 산업이 쇠퇴해 가면서 대부분이 문을 닫았다. 20세기 초에 틸링 증류소로 불리기도 한 매로우본 레인 증류소는 제임슨 가문이 소유한 "William Jameson & Co."에 매각되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듯했다.
1987년, 금융을 비롯해 여러 사업체의 컨설턴트로 활동하면서 다양한 비즈니스 관계와 노하우를 쌓고 미국 내 아이리쉬 위스키 마케팅에 대한 사례 연구를 집필하기도 한 존 제임스 틸링(John James Teeling)이 어느 날 더블린 북쪽 쿨리 반도에 위치한 정부 산하의 산업용 알코올 생산 시설이 파산하여 법정 관리 상태에 있다는 것을 신문으로 보게 된다. 그는 케미키 테오란타(Ceimici Teoranta) 공장이라 불리던 그곳을 방문하지도 않고 즉시 10만 아일랜드 파운드를 입찰했으며, 증류소의 용도를 계속 유지하는 조건으로 정부로부터 약 106,000 아일랜드 파운드에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1989년, 존 틸링은 공장을 쿨리(Cooley) 증류소로 명명한 다음 2개의 팟 스틸과 2개의 컬럼 스틸을 설치하고 증류에 돌입했다.
이후 원활하게 운영하여 증류소와 브랜드에 대한 가치를 끌어올린 존 틸링은 2012년, "Suntory Holdings"의 자회사인 "Beam Inc."와 약 7,280만 유로의 거래를 통해 회사를 매각했다. 이후 "Beam Suntory"를 거쳐 "Suntory Global Spirits"의 일부가 되었다. 당해 연도에 잭 틸링(Jack Teeling)과 스티픈 틸링(Stephen Teeling) 형제는 "Beam Suntory"와의 협상으로 원액 공급 계약을 맺어 약 16,000개에 달하는 쿨리 증류소의 숙성 재고를 인수한 다음 "Teeling Whiskey Co."를 설립하고 자체적으로 병입 하여 판매하기 시작했다.
2015년, 형제는 원액을 사 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증류소를 차리기로 결정하면서 한때 세계 위스키의 수도였던 더블린의 뉴마켓 스퀘어에 새로운 틸링 증류소를 설립하고 증류에 들어갔다. 이곳은 과거 틸링 증류소로 알려지기도 했던 매로우본 레인 증류소가 위치했던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다.
틸링 증류소는 더블린 중심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단일 수원에 의존하기보다는 아일랜드 내 다양한 지역으로부터 물을 공급받는다. 몰트의 경우 아일랜드 내에 위치한 몰팅 시설로부터 공급받으며, 가공하지 않은 보리는 생산자로부터 직접 구입한다. 각각 50%를 혼합하여 싱글 팟 스틸 위스키를 생산하며, 몰트 100%로 싱글 몰트 위스키를 만들기도 한다. 습식 제분기에 의해 제분된 몰트 또는 보리는 당화조로 투입되어 약 4 ~ 6시간 동안 뜨거운 물과 혼합되고 으깨진다. 공정이 마무리되면서 달콤한 맥아즙(Wort)이 생성된다.
- Barley, Malted Barley, Peated Malt
- Full-Lauter Type Steinecker Stainless Steel Mash Tun x1
발효조로 펌핑된 맥아즙은 원치 않은 박테리아 감염을 예방하고 효모가 활동할 수 있는 적정 온도인 20°C까지 냉각시킨 뒤 남아프리카산 화이트 와인 양조 효모를 혼합하여 약 24시간 동안 나무 발효조에서 1차적으로 발효시킨다. 이후 스테인리스 스틸 발효조로 옮겨져 48시간 동안 2차적으로 발효시킨다. 총 72시간의 장기 발효를 통해 과일 에스테르가 풍부한 알코올 도수 약 8%의 워시(Wash)를 생산한다.
- 15,000L Douglas Fir Washback x2
- 15,000L Stainless Steel Washback x2
틸링은 아일랜드의 오랜 전통인 삼중 증류를 수행하기 때문에 스틸룸에는 총 3개의 구리로 이루어진 팟 스틸이 있다. 각 증류기의 바닥은 원뿔 모양이고 상단은 평평하다. 스코틀랜드 증류소들과는 달리 환류구(Reflux Ball)가 없으며 응축기와 연결되어 있는 라인암(Lyne Arm)은 완만한 하향식으로 이루어져 있어 알코올 증기 속 무거운 물질의 통과를 용이하게 한다. 때문에 풍부한 질감과 매콤한 캐릭터가 스피릿에 부여된다.
- 15,000L Frilli Wash Still x1 / Shell-and-Tube Condenser
- 10,000L Frilli Feint Still x1 / Shell-and-Tube Condenser
- 9,000L Frilli Spirit Still x1 / Shell-and-Tube Condenser
삼중 증류를 통해 알코올 도수 약 83%의 뉴 메이크 스피릿이 탄생한다. 이후 약간의 가수를 거친 뒤 주로 이전에 버번을 숙성시켰던 아메리칸 오크에 통입된다. 다양한 유형의 오크를 활용하기도 한다. 통입을 마친 오크통은 더블린 북쪽으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그리노어(Greenore)라는 작은 마을로 운송된다. 부지에는 팔레트(Palletized) 방식의 창고가 있는 데, 아버지 존 틸링이 설립한 그레이트 노던(Great Northern) 증류소와 시설을 공유한다.
Refer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