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나하벤(Bunnahabhain), 외딴곳에 위치한 아일라 섬의 진주

Bunnahabhain Distillery

 

 1879년, 위스키 붐이 한창이던 빅토리아 시대에 글래스고의 블렌더인 "Robertson & Baxter"의 윌리엄 로버트슨(William Robertson)과 "William Ford & Sons"의 제임스 포드(James Ford)가 파트너쉽을 맺고 "Islay Distillery Co."를 설립했다. 이듬해 이들은 아일라섬 북동쪽 해안의 주라(Jura) 섬을 마주 보는 마거데일(Margadale) 강어귀에 한 부지를 매입하고 당시 약 3만 파운드에 해당하는 자금을 들여 황무지에 가까운 부지 주변에 주택과 도로 그리고 부두를 건설했다. 이후 캠벨타운의 유명 회사인 "Greenlees Brothers"가 파트너쉽에 합류하면서 증류소 설립에 관한 기술적 조언을 얻게 된다. 1882년, "Islay Distillery Co. Ltd."로 법인화에 성공한 회사는 부나하벤(Bunnahabhain) 증류소를 완공했다. 최첨단 설비를 도입하여 당대 가장 큰 규모를 자랑했던 부나하벤 증류소는 1883년 1월부터 강렬한 피트 위스키를 생산하기 시작했으며, 막대한 생산량을 통해 자체적인 병입 대신 블렌더들에게 벌크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1886년, 영국에 닥친 경제 불황으로 수요가 감소하자 위스키 산업에 제동이 걸렸다. "Islay Distillery Co. Ltd."도 이에 맞춰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이익이 반토막 난다. 1879년, "Robertson & Baxter"를 대리인으로 하여 증류를 시작한 글렌로시스(Glenrothes)에도 위기가 찾아오게 된다. 1887년, 각 증류업체들은 이 난관을 타개하기 위해 힘을 모으기로 하면서 "Islay Distillery Co. Ltd."와 "William Grant & Co." 그리고 "Glenrothes-Glenlivet"가 합병되어 "Highland Distillers Co. Ltd."를 구성했다.

 

 이후 몸집을 불린 "Highland Distillers Co. Ltd."는 스카치 위스키 산업에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차례대로 글렌글라사(Glenglassaugh), 탐듀(Tamdhu), 하이랜드 파크(Highland Park) 증류소를 포함한 여러 증류소들을 인수 & 합병하면서 그 규모가 정점을 찍었다. 1930년에 발생한 대공황을 포함해 양차대전 동안 잠시 문을 닫아야만 했던 시기도 있었지만 부나하벤 증류소가 생산한 몰트 위스키는 주로 다양한 블렌디드 스카치 위스키 브랜드에 드레서(Dresser)로서 꾸준하게 활용되었다.

 

 

 1960년대 초, 전쟁의 상처가 회복되면서 경제가 살아나자 블렌디드 스카치 위스키의 수요도 급증하기 시작했다. 블렌더들의 많은 수요로 생산량이 한계에 다다르자 부나하벤 증류소는 증류기를 4개로 확장했으며, 플로어 몰팅 시설을 폐쇄하고 가볍게 피트처리 된 몰트를 생산했다. 1970년대 후반에 증류소는 "Westering Home"이라는 노래에서 영감을 받아 12년 숙성의 싱글 몰트 위스키를 출시하기도 했다. 1982년, 위스키 수요가 다시 감소하자 부나하벤 증류소는 잠시 폐쇄되었고 2년 뒤에 다시 재개장한다.

 

 1999년, "Edrington Group"이 70%, "Wililiam Grant & Sons"가 30%를 출자하여 “The 1887 Co. Ltd.”을 설립하고 “Berry Bros. & Rudd”로부터 “Highland Distillers Co.”를 인수하여 비공개 회사로 전환했다. 이후 부나하벤 증류소는 2002년까지 전체 용량의 12%에 해당하는 생산량을 유지하면서 부분적으로 운영되었다.

 

 2003년, "Edrington Group"은 부나하벤 증류소를 포함한 여러 블렌디드 스카치 위스키 브랜드를 "CL Financial"의 자회사인 "Burn Stewart Distillers"에 매각했다. 이때 "Edrington Group"은 "Cutty Sark", "Famous Grouse"와 같은 브랜드에 블렌드용 위스키 공급을 골자로 하는 다년 계약을 맺음으로써 안정적인 몰트 위스키 수급이 가능해졌다. "Burn Stewart Distillers" 산하에서 부나하벤 증류소는 용량을 늘리고 생산량의 일부를 싱글 몰트로 병입 및 마케팅하면서 다양한 제품군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2013년, 부실 경영으로 인해 "CL Financial"이 파산했으나 자회사인 "Burn Stewart Distillers"는 막대한 투자를 받아 체질 개선을 이루어냄으로써 남아프리카의 거대 주류 기업 "Distell Group Ltd."에 인수될 수 있었다. 부나하벤은 안정적인 기반을 통해 본격적으로 싱글 몰트 제품군을 확장해 나가면서 인기를 끌게 되었고, 특히 아프리카와 대만에서의 판매량 증가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2023년, "Distell Group Ltd."가 "Heineken International"에 인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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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류소는 "Margadale River"의 지하수가 솟아올라 샘을 형성하는 복류수를 파이프를 통해 끌어와 위스키 생산 전반에 활용하며, 냉각수의 경우 "Loch Staoisha"로부터 공급받는다. 과거 플로어 몰팅 시설을 폐쇄했기 때문에 몰트의 경우 전량 외부의 몰팅 시설들로부터 공급받는다. 일부 피티드 몰트는 같은 아일라섬에 위치한 포트 엘런 몰팅스(Port Ellen Maltings)로부터 구입한다. 

 

 몰트 공급량의 약 80%에 해당하는 2ppm 미만의 논피티드 몰트는 주로 심슨스 버윅 몰팅스(Simpsons Berwick Maltings)로부터 공급받으며, 나머지 20%에 해당하는 35 ~ 40ppm 내외의 피티드 몰트를 섬 남부에 위치한 포트 엘런 몰팅스(Port Ellen Maltings)로부터 공급받는다. 

 

• Simpsons Berwick Maltings / Non-Peated Malt (<2ppm)
• Port Ellen Maltings / Heavily-Peated Malt (35 ~ 40ppm)
• Husk 20 ~ 25% / Flour 6 ~ 13 / Grits 60 ~ 63%

 

 1966년에 설치된 포르테우스(Porteus) 강철 롤러밀에 의해 배치 1회당 약 12.5톤의 몰트가 제분된다. 이후 당화조로 펌핑되어 네 차례에 걸쳐 뜨거운 물과 혼합되고 으깨지면서 당화가 일어난다. 약 12시간이 지나면 약 46,500리터 상당의 달콤한 맥아즙(Wort)이 생성된다.

 

• 12.5T Full-Lauter Type Copper-Dome Stainless Steel Mash Tun x1
• 64°C 50,000L
• 80°C 22,000L
• 80°C
• 90°C 21,000L

 

 여과를 거친 맥아즙은 효모가 활동할 수 있는 적정 온도인 23°C까지 냉각시킨 뒤 "Kerry MX" 및 "Kerry X"의 효모 약 500리터를 혼합하여 주중에는 50 ~ 60시간을, 주말에는 최대 110시간 까지 발효시킨다. 온도가 높아지면서 효모가 죽고 공정이 마무리되면서 알코올 도수 약 7 ~ 8%의 워시(Wash)가 생성된다.

 

• 70,000L(66,000L) Oregon Pine Washback x6

 

 

 증류소의 스틸룸 내부에는 구리로 이루어진 팟 스틸 2쌍이 있다. 전통적인 양파 모양의 몸통에 환류구(Reflux Ball)가 없고 전체적으로 둥글둥글한 형태를 띠고 있어 다소 매콤하면서도 거친 캐릭터를 형성시킨다. 스완넥(Swan Neck)과 연결된 라인암(Lyne Arm)은 완만한 하향식을 띠고 있어 무거운 화합물을 다시 내려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증류기 용량을 각각 40%, 60%씩만 채움으로써 알코올 증기가 더 많이 구리와 접촉케 한다. 때문에 보다 가볍고 과일 향이 풍부한 알코올 도수 약 69%의 뉴 메이크 스피릿이 탄생한다. 부나하벤은 연간 약 270만 리터를 생산할 수 있는 용량을 갖추고 있으나, 현재 150만 리터를 생산중에 있다.

 

• 35,000L(16,800L) Onion Shape Wash Still x2 / Steam Heater / Shell-and-Tube Condenser
• 15,500L(9,000L) Onion Shape Spirit Still x2 / Steam Heater / Shell-and-Tube Condenser

 

 증류액의 대부분은 "Burn Stewart Distillers"  소유 글래스고의 에어드리에 위치한 혼합 및 숙성 시설로 옮겨져 알코올 도수 약 63.5%로 약간의 가수를 거친다. 전체 생산량의 약 75%는 통입된 후 해당 시설에 안치되어 "Cutty Sark", "Famous Grouse", "Black Bottle"과 같은 블렌디드 스카치 위스키의 주요 구성 요소로서 활용된다. 나머지 생산량의 25%는 싱글 몰트로 활용하기 위해 버번 캐스크에 75%, 셰리 캐스크에 25%를 통입하고 대부분을 부나하벤 증류소로 운송한다. 일부는 같은 회사 소속의 딘스톤 또는 토버모리 증류소의 숙성고에 안치되기도 한다.

 

 부나하벤 증류소의 부지에는 바다와 인접한 더니지(Dunnage) 방식의 숙성고 7동과 랙(Racked) 방식의 숙성고 1동이 위치해 있다. 이곳에는 약 15,000 ~ 20,000여 개의 오크통이 잠들어 있으며, 모두 싱글 몰트 병입을 위한 캐스크들이다.

 

 병입의 경우 글래스고 남쪽에 위치한 이스트 킬브라이드(East Kilbride)에서 이루어진다. 2010년 이후로 부나하벤의 제품군 대부분은 색소 첨가 및 냉각 여과를 거치지 않으며 알코올 도수 약 46.3%으로 병입 된다. 논피티드 라인으로는 부나하벤, 피티드 라인으로는 부나하벤 모인(Moine) 및 스토이샤(Staoisha)가 있다.

 

 

 

Review

 

싱글몰트 리뷰#41) 부나하벤 12년 / Bunnahabhain 12y

싱글몰트 리뷰#42) 부나하벤 12년 CS 2021 릴리즈 / Bunnahabhain 12y CS 2021 Release

싱글몰트 리뷰#103) 부나하벤 크루아 모나 / Bunnahabhain Cruach Mhona

싱글몰트 리뷰#257) 부나하벤 14년 싱글 캐스크 레이디 오브 더 글렌/ Secret Islay 14y Single Cask Lady of t

 

싱글몰트 리뷰#52) 부나하벤 스토이샤 2013 싱글 캐스크 vW 디 얼티밋 / Bunnahabhain Staoisha 2013 Single Cas

싱글몰트 리뷰#164) 부나하벤 스토이샤 8년 싱글 캐스크 위스키내비 / Bunnahabhain Staoisha 8y Single Cask

싱글몰트 리뷰#403) 부나하벤 스토이샤 2013 시그나토리 빈티지 / Bunnahabhain Staoisha 2013 Signatory Vintage

 

 

 

Reference

 

Bunnahabhain, Islay's Hidden Gem Part I: A Short History - VCL Vintners

Bunnahabhain foot on the river

Bunnahabhain Distillery: Exploring the Softer Side of Islay Whisky

Bunnahabhain

Bunnahabhain | Whiskipedia

Bunnahabhain distillery - Wikipedia

Bunnahabhain | Scotch Whis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