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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 10년 LL/ME 및 기타 배치에 대한 블라인드 테이스팅

by Y's Spirits Archive 2025.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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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에 유통되고 있는 러셀 10년 LL/MB22 배치

 

 2024년 10월, 와일드 터키 애호가이자 유명 사이트 관리자인 "Rare Bird 101"에서 러셀 10년에 관한 한 글이 게시되었다. 그의 페트리온(Patreon) 후원자 또는 러셀 레니게이드(Russell's Renegades)의 회원들로부터 2024년 5월 20일 병입분인 LL/ME20 배치를 한 번 시도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이에 그는 기존의 여러 배치들과의 비교보다는 LL/ME20에 대해 집중적으로 시음하면서 러셀 10년의 프로파일이 미묘하게 달라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Russell's Reserve 10 LL/ME – Rare Bird 101

When I say that Russell’s Reserve 10 LL/ME20 is exceptional bourbon - far above and beyond 2022-2023 iterations - I mean it.

rarebird101.com

 

 2024년 11월 15일, 한국에서도 유명 버번 위스키 유튜버인 "Lost & Found Bourbon Club"에서 이와 관련된 주제를 다루면서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진행했고, LL/ME20과 다른 배치 간에 확실한 차이가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필자도 주요 논쟁 대상인 LL/ME20 배치와 기타 배치 간 얼마나 큰 차이가 존재하는지 알기 위해 좋은 기회를 얻어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진행했다.

 

 

 

 

e: 알코올이 살짝 치대며 처음부터 구운 땅콩과 헤이즐넛 냄새가 노골적으로 치고 올라온다. 비교적 톤 다운된 구운 오렌지의 시트러스를 기반으로 캐러멜, 누가(Nougat), 스카치캔디, 설탕 시럽에 조려낸 견과류(Praline), 메이플 시럽을 발라 구워낸 페이스트리, 꿀꽈배기 과자, 당근 케익, 자외선 소독기의 스뎅컵에서 올라오는 비릿한 내음이 있다. 상당히 단조로운 향조 구성에 볼륨감도 풍성치 않다.

 

m: 알코올이 살짝 치대며 구운 땅콩과 헤이즐넛이 올라오려다가 마라스키노 체리의 향에 가로막힌다. 그 뒤로 쌉쌀하면서도 시트러스한 블러드 오렌지를 비롯해 건살구, 건망고, 조청, 캐러멜, 시나몬 파우더, 메이플 시럽을 발라 구워낸 페이스트리, 블랙베리, 블랙체리 따위가 올라온다. 단조롭지만 저도수 버번에서는 잘 볼 수 없는 볼륨감이다.

 

 

 

e: 살짝 묽은 질감에 약 ~ 중간 정도의 바디감이다. 오크터치에서 기인하는 탄닌 떫은 느낌이 먼저 두껍게 깔리고, 구운 오렌지와 건살구의 은은한 산미가 더해지며, 잡화꿀과 버터스카치 캔디 그리고 메이플 시럽의 단맛이 느껴진다. 시나몬 파우더와 서양감초(Licorice)가 미묘하게 잡힌다.

 

m: 꾸덕한 질감에 중간 정도의 바디감이다. 적당한 탄닌 떫은 느낌에 마라스키노 체리 병조림 국물의 질척한 단맛과 산미 그리고 귤락의 쌉쌀함이 입 안에서 조화롭게 느껴진다. 시나몬 파우더를 뿌린 애플파이, 건살구, 메이플 시럽, 캐러멜, 파파야, 건망고 등 입 안 점막들에 특유의 단맛들이 끈적하게 붙어 여운까지 그대로 이어진다.

 

 

여운

 

e: 알코올이 터지지 않고 그대로 구운 오렌지, 살구, 캐러멜, 머스캣 향이 올라오다가 툭 끊긴다. 혀에는 귤락의 쌉쌀함과 홍차의 탄닌 떫은 느낌이 엷게 코팅되고 캐러멜과 메이플 시럽 그리고 크림치즈의 단맛이 남는다. 여운이 무척 짧은 편이다.

 

m: 알코올이 터지지 않고 그대로 구운 오렌지, 살구, 캐러멜, 캔털루프 멜론, 사과잼, 잡화꿀, 육두구, 시나몬 그리고 베르가못 뉘앙스가 가늘고 길게 이어진다. 홍차의 탄닌 떫은 느낌이 혀를 엷게 코팅하고, 구운 오렌지의 산미와 잡다한 향신료가 들끓으며, 캐러멜과 누가의 단맛이 오랫동안 잔존한다. 여운이 상당히 긴 편이다.

 

 

정답

 

e = LL/MB22 (2024년 2월 병입분)

 

m = LL/ME20 (2024년 5월 병입분)

 

 

결과: e와 m이 지향하는, 와일드 터키 특유의 버번 캐릭터는 동일하지만 디테일이 매우 다르다. e의 경우 알코올 도수 약 50.5% 이하의 와일드 터키에서 묻어 나오는 비릿함과 캐러멜의 향미 그리고 하이 라이에서 기인하는 화사함이 지배적이나, m의 경우 보다 고도수 또는 고숙성 와일드 터키에서 묻어 나오는 마라스키노 체리와 탄닌 떫은 느낌이 더욱 부각되는 경향이 있다. m이 e에 비해 완성도가 더 뛰어나다고 할 수는 있지만,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지불해서 마실 정도의 큰 차이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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