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 브로스 & 러드(Berry Bros. & Rudd), 와인 및 증류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국제적인 기업

Berry Bros. & Rudd

 

 1698년 미망인 본(Widow Bourne)이 궁전 맞은편에 위치한 세인트 제임스 스트리트 3번가에 커피를 비롯해 코코아, 담배, 차, 향신료와 같은 이국의 품목들을 취급하는 점포를 운영하면서 런던에서 가장 세련된 식료품점으로 거듭났다. 위치가 위치인지라 귀족 및 부르주아들에게 매우 인기가 많았다고 전해진다. 그녀의 딸 엘리자베스는 윌리엄 피커링(William Pickering)과 결혼했다. 피커링은 당시 최신 트렌드였던 커피 하우스를 열고 자신의 식료품점을 보다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만들었다.

 

 윌리엄 피커링이 사망하고 엘리자베스와 그녀의 두 아들 존 피커링(John Pickering)과 윌리엄 피커링 주니어(William Pickering Jr.)가 사업을 계승했다. 1754년 존이 사망하자 윌리엄은 친척인 존 클라크(John Clarke)와 협력하여 사업의 규모를 확장하기 시작했다. 지속적으로 쌓아온 명성으로 회사는 조지 3세 때의 영국 왕실에 처음으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었다.

 

 1810년 존 클라크의 손자인 조지 베리(George Berry)가 사업을 물려받고 본격적으로 와인과 증류주 분야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1845년 조지 베리의 두 아들인 조지 베리 주니어(George Berry Jr.)와 헨리 베리(Henry Berry)가 합류하면서 회사의 이름이 "Berry Brothers"로 이어진다. 이후 형제의 각 역할이 자녀인 헨리 베리 주니어(Henry Berry Jr.)와 친척인 헨리 퍼시벌 베리(Herny Percival Berry)에게 계승되었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프랜시스 베리(Francis Berry)와 찰스 월터 베리(Charles Walter Berry)가 회사의 사업 방향을 와인 및 증류주 부문으로 완전히 전환시켰다.

 

 잉글랜드 노리치(Norwich)의 와인 상인 가문의 일원이었던 휴 러드(Hugh Rudd)는 독일 와인과 프랑스 보르도 와인에 대해 깊은 애정을 가지고 해외에서 와인 무역 사업을 벌였다.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뒤 돌아온 그는 자신의 고향이 더 이상 와인 무역의 중심지가 아니란 것을 깨닫고 1920년경 런던으로 이주하여 "Berry Brothers"사에 합류한다. 덕분에 회사는 와인에 대한 전문성을 띠게 되면서 향후 사업에 큰 이점으로 작용했다.

 

 

 1920년 미국에서 볼스테드 법(Volstead Act)이 제정되고 이듬해 금주령이 공포되자 밀수업자들에 의한 스카치 위스키 수요가 급증했다. 미국의 일부 갱스터들은 더 가벼운 스타일의 위스키를 찾기 위해 회사를 방문하기까지 했다고 전해진다. 1923년 프랜시스 베리와 월터 베리 그리고 휴 러드가 위대한 티 클리퍼(Tea Cleaper)의 마지막을 기리기 위해 제임스 맥베이(James McBey)로 하여금 라벨을 디자인하게 하여 커티삭(Cutty Sark)이라는 블렌디드 스카치 위스키 브랜드를 출시했다. 미국 시장에서의 대성공으로 회사의 대표적인 상품중 하나가 되었다. 

 

 1940년 유한 회사로 전환되면서 회사명이 지금의 "Berry Bros. & Rudd Ltd."로 변경되었다. 이듬해 제2차 세계대전의 발발로 프랜시스 베리의 장남인 조지 질베르(George Gilbert)와 휴 러드의 아들인 브라이언 러드(Brian Rudd)가 사망했다. 종전 후 휴 러드가 사망하고 그의 미망인 아내 에텔 러드(Ethel Rudd)와 프랜시스 베리의 작은 아들인 안토니 베리(Anthony Berry)가 파트너쉽을 맺고 사업을 이어나간다. 이 시기에 가족 운영에서 조금 벗어나 외부의 전문가를 고용하여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꾀했다.

 

 1967년 수입 및 유통을 전문으로 하는 전통을 깨고 햄프셔 주에 공조 장치가 설치된 거대 셀러를 설립하여 최초의 독립 와인 상인이 되었다. 1960년대 말까지 현지에서 와인을 구입하여 직접 병입 했으며 1990년대에는 스페인의 주정 강화 와인인 셰리(Sherry)를 병입 하기도 했다.

 

 증류주 부문은 커티삭이 대부분을 점유했다. 미국과 스페인 그리고 그리스 등지에서는 브랜드의 인지도가 매우 높았지만 영국 내에서 "Berry Bros. & Rudd"의 이미지는 단순한 와인 상인에 지나지 않았다. 적대적 인수 & 합병을 통해 몸집을 불려 나가던 "Distillers Company Ltd."와 같이 거대 기업과의 경쟁이 점차 어려워지면서 브랜드의 가치가 폭락하기 시작했다. 이후 재정적인 위기로 다가오자 커티삭의 지분 50%를 "Edrington Group"에 매각할 수밖에 없었다.

 

 1987년 이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커티삭의 키몰트로 활용되곤 했던 글렌로시스(Glenrothes) 증류소를 인수했다. 글렌로시스를 싱글 몰트로 출시하기 위해 1993년부터 연령이 아닌 빈티지 병입을 도입했다. 이는 소규모 배치로서 맛의 차이를 둔다기보다는 숙성 과정에서 보이는 다양한 측면을 표현하는 것에 있었다. 

 

글렌로시스(Glenrothes), 크리미한 질감과 달콤한 셰리 몰트 위스키

 

 1999년 “Edrington Group”이 70%, “William Grant & Sons”가 30%를 출자하여 “The 1887 Co. Ltd.”을 설립하고 “Berry Bros. & Rudd”로부터 “Highalnd Distillers Co.”를 인수했다. 2010년 "Berry Bros. & Rudd"는 커티삭을 대가로 글렌로시스를 인수했으나, 2017년 글렌로시스를 "Edrington Group"에 재매각했다. 커티삭은 이후 "La Martiniquaise-Bardinet"에 매각되었다.

 

 2013년 모리셔스의 당밀 기반 럼 생산자인 메딘 에스테이트(Medine Estate)와의 파트너쉽을 통해 "The Indian Ocean Rum Company"가 설립되었다. 이후 회사의 증류주 부문 관리자인 더그 맥버(Doug Mclvor)와의 협업으로 페니 블루(Penny Blue)라는 브랜드를 통해 첫 제품을 출시했다.

 

메딘 에스테이트(Medine Estate), 모리셔스에서 가장 오래된 증류소

 

 회사의 증류주 부문은 과거에 비해 극히 일부분밖에 남지 않았지만, 2018년 다프트밀(Daftmill) 증류소와 파트너쉽을 맺고 유통 및 마케팅을 담당하는 등 주류 유통과 독립 병입자로서 고급 시장을 지속적으로 개척해나가고 있다. 2023년에는 코츠월드(Cotswold) 증류소의 지분 일부와 영국 햄프셔(Hampshire) 주에 위치해 있는 햄블던(Hambledon) 포도밭의 지분 50%를 인수했다.

 

 현재 엠마 폭스(Emma Fox)가 "Berry Bros. & Rudd. Ltd."의 CEO를 맡고 있으며 회사의 소유주인 러드 가문의 리지 러드(Lizzy Rudd)는 여전히 이사회의 의장직을 맡고 있다.

 

 

 

Review

 

싱글몰트 리뷰#273) 오크니 2009 싱글 캐스크 베리 브로스 & 러드 더몰트샵 프라이빗 에디션 No.5 / Or

 

 

 

Reference

 

Berry Bros. & Rudd

Berry Bros. & Rudd - Wikipedia

Berry Bros & Rudd | Scotch Whisky

Berry Bros & Rudd: a brand history - The Spirits Busin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