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mes E. Pepper Distillery & Old Pepper Whiskey
1760년, 사무엘 C. 페퍼 시니어(Samuel C. Pepper Sr.)가 버지니아에서 처음 증류 활동을 벌인 이래로 그 역사는 엘라이자 페퍼(Elijah Pepper)와 오스카 네빌 페퍼(Oscar Neville Pepper)의 "Old Oscar Pepper Distillery"로 이어진다. 1865년, 아버지 엘라이자와는 달리 오스카 페퍼는 사망하면서 유언장을 남기지 않아 그의 일곱 자녀는 상속 재산에 대한 법정 다툼을 벌였고, 1869년에 법원을 통한 합의로 일곱 자녀들은 균등하지 않은 일곱 개의 땅을 물려받는다.
여기서 제일 막내인 프레슬리 오배넌 페퍼(Presley O'Bannon Pepper)가 약 160 에이커의 토지, 증류소, 곡물 제분소, 가족 주택을 포함한 가장 큰 부분을 물려받았지만 미성년자였던 탓에 그의 재산은 어머니인 내니 에드워드 페퍼(Nannie Edwards Pepper)에게 위탁되었다. 36세에 불과했던 그녀는 시어머니인 사라와는 달리 증류소 운영에 전혀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WA Gaines & Co."에 증류소를 임대했는데, 여기에는 버번 산업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 중 하나로 꼽히는 에드먼드 헤인스 테일러 주니어 대령(Colonel Edmund Haynes Taylor Jr.)이 파트너로 있었다.
1872년, 낸시의 장남이자 엄청난 야심가였던 제임스 E. 페퍼(James E. Pepper)는 증류소를 장악하기 위해 어머니에게 소송을 제기한다. 그는 당시 페퍼 가문의 조력자였던 대령의 도움을 받아 증류소에 대한 통제권을 쥐게 되었으며, "WA Gaines & Co."와 결별한 대령과 파트너쉽을 맺는다.
이후 증류 사업을 확장하고 싶었던 제임스 E. 페퍼는 대령으로부터 자금을 융통하여 야심 찬 계획을 실행했다. 1870년대 후반, 위스키 산업 전반에 일어난 과잉 생산과 재정적인 위기가 겹치면서 대령은 파산했고, 그에게 돈을 빌린 제임스 E. 페퍼 또한 돈을 갚을 수 없게 되자 "Old Oscar Pepper Distillery"를 매각할 수밖에 없었다.
1878년, 대령은 증류소를 채권자인 조지 T. 스택(George T. Stagg)의 "Gregory & Stagg"에 잠시 양도했고, 이듬해 증류소 소유권이 프랑스의 와인 상인인 레오폴드 라브롯(Leopold Labrot)과 켄터키의 사업가인 제임스 그래햄(James Graham)에게 매각되면서 페퍼 가문은 증류소에 대한 권리를 완전히 상실했다. "Old Oscar Pepper Distillery"는 "Labrot & Graham Distillery"로 운영되었다가, 이후 "Brown-Forman"에 인수되면서 "Woodford Reserve Distillery"로 탈바꿈했다.
성인이 된 제임스 E. 페퍼는 증류소의 소유권을 상실한 후 뉴욕으로 이사했지만 이후 켄터키로 돌아와 증류에 대한 지식과 증류소 운영 방식을 활용하여 새로운 사업을 하기로 결정한다. 1879년, 그는 조지 A. 스타크웨더(George A. Starkweather)와 파트너쉽을 맺어 약 25,000달러 상당을 모금하고 켄터키 렉싱턴에 위치한 "Henry Clay Distillery"라는 증류소를 인수할 만큼의 충분한 자본을 모았다. 이곳은 남북 전쟁 때 정부가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일환으로 통과시킨 내국세법(Internal Revenue Act.)에 의해 알코올 생산에 소비세를 부과하여 많은 소규모 생산자들이 증류 사업에서 물러나게 된 시기에 대규모 상업용 증류소로 건설된 곳이었다.
1880년, 제임스 E. 페퍼는 이전에 화재로 소실된 "Herny Clay Distillery"를 인수하여 "James E. Pepper Distillery"로 재건한다. 그는 "Old Pepper" 브랜드의 상표권을 등록하고 이 새로운 증류소에서 페퍼 가문의 레시피를 활용하여 위스키를 다시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후 약 5만 배럴의 오크통을 저장할 수 있는 창고 6개를 건설할 정도로 그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었다.
James E. Pepper Distillery (James E. Pepper)
- Old Pepper Whiskey
- Old Henry Clay Whiskey
- James E. Pepper Whiskey
이 대규모 상업 증류소의 인수 덕분에 자동화된 병입 라인으로 더 많은 버번 위스키를 병입 할 수 있었으며, 코르크 마개 위에 자신의 서명이 기입되어 있는 봉인씰을 부착할 수 있었다. 그는 과거 멘토였던 에드먼드 헤인스 테일러 주니어 대령에게 배운 마케팅 기법을 활용하여 이 봉인씰이 찢어지거나 손상된 경우 진짜 올드 페퍼 위스키가 아닐 수 있기 때문에 구매하지 말라는 광고를 냈으며, "Born with the Republic", "Old 1776"과 같은 역사를 강조한 인쇄 광고를 지면에 싣기도 했다. 미국 전역에 약 90개가 넘는 중개 회사(Broker)에 위스키를 판매할 만큼 약 20년간 그의 사업은 번영을 누렸다.
1906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호텔 근처에서 아내와 여행을 가던 도중 빙판 위에서 미끄러진 제임스 E. 페퍼는 합병증으로 인해 사망한다. 둘 사이에는 자식이 없었기 때문에 그의 유산은 아내 엘라(Ella)에게 넘어갔고, 그녀는 "James E. Pepper Distillery"를 시카고의 투자자 그룹에 매각했다. 이후 제1차 세계대전과 관련되어 긴축 조치로 인해 생산이 잠시 중단되었으나 전쟁 막바지인 1917년에 다시 문을 열었다.
1920년, 볼스테드 법(Volstead)이 제정되고 전국적으로 금주법(Prohibition)이 시행되자 "James E. Pepper Distillery"는 위스키 생산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1922년, 의약 목적으로 위스키를 생산할 수 있는 여섯 곳에 포함되지는 못했지만, 주류 비축법(Liquor Concentration Act.)에 따라 허가받은 주류의 한해서 창고에 보관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장소로 "James E. Pepper Distillery"가 선정되었고, 일부 재고를 병입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다. "Old Pepper" 브랜드는 과거서부터 말라리아를 포함한 다양한 질병에 대한 의약품으로 광고되었으며, 1910년대에는 약국에 의약 용도로도 광고를 냈었기 때문에 정상 참작이 가능한 것이었다.
1929년, 창고에 보관된 숙성 재고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데 반해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자, 증류기 가동이 불가했던 "James E. Pepper Distillery"는 "Stizel-Weller Distillery"에 증류를 위탁한다. 1933년, 금주법의 폐지와 함께 "James E. Pepper Distillery"는 화재로 인해 전소되었다. 그럼에도 증류소는 같은 부지에 재건되었고 1934년, 거대 주류 기업이었던 "Schenley Distillers Co."가 증류소를 인수하면서 "Old Pepper"가 다시 생산되기 시작했다.
1940년, 제2차 세계대전의 발발로 인해 많은 증류 업체들이 소비 가능한 알코올 대신 산업용 알코올 생산에 주력한다. 1950년대 초반, 곡물 제한이 풀리고 다시 위스키 생산이 재개되었으나 한국 전쟁의 발발로 다시 생산이 중단될 수 있다고 판단한 여러 증류소들은 위스키 생산량을 급격하게 끌어올렸다. 이는 재고 과잉으로 이어지면서 증류 산업이 축소되었고, 많은 증류소들이 인수 & 합병되는 계기가 되었다.
1958년, 청산될 위기에 처했던 "Schenley Distillers Co."는 채권 상환 기환이 20년 뒤로 미루어지면서 구사일생하게 된다. 1960년대에 회사는 잉여 생산이라고 판단되는 여러 증류소들을 폐쇄했고, 대부분의 재고를 "George T. Stagg Distillery"로 옮겼으며, "I.W Harper" 및 "JW Dant"와 같은 브랜드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이때 "James E. Pepper Distillery"는 폐쇄되어 긴 휴면 기간을 가지게 된다.
1968년, 루이스 로젠테일(Lewis Rosenteil)이 은퇴하면서 "Schenley Distillers Co."는 "Glen Alden Corporation"에 매각되었다. 1972년, 회사는 다시 "Rapid American Corporation"에 인수되었다. 1987년, 스코틀랜드의 증류 업체인 "United Distillers"가 "Schenley Distillers Co."를 인수하고 "James E. Pepper" 브랜드를 부활시켜 폴란드를 비롯한 동유럽권 국가의 수출 브랜드로 활용했으나, 이후 스카치 위스키에 집중하기 위해 미국 위스키 브랜드 대부분을 다른 회사에 매각하면서 다시 잊히는 듯했다.
James E. Pepper Distillery (Schenley Distillers Co.)
- Old Pepper Whiskey
- Pepper Whiskey
- James E. Pepper
- Old Jas E. Pepper
- Henry Clay
- Henry Clay Rye
- Old Lexington
- Old Oscar Pepper
캘리포니아의 산타 바바라 대학교에서 철학을 전공했던 아미르 피(Amir Peay)는 이 분야에서 일자리를 구할 수 없어 약 6년간 바텐더로 일했다. 역사를 공부하고 프리랜서 작가로도 일했던 그는 어느 날 1910년에 진행되었던 권투 경기 기사에서 "James E. Pepper"라는 광고 배너를 발견하게 된다. 이것은 그로 하여금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James E. Pepper"의 계보를 따라 올라가면서 이 브랜드에 대한 역사적 연구를 수행하고, 역사적 자료와 위스키를 수집했으며, 1934년 건설된 마지막 시스템과 유사한 새로운 증류 시스템을 설계했다. 약 10년간의 연구를 끝으로 그는 "James E. Pepper"에 대한 상표권을 구입하고 "James E. Pepper Distilling Co."를 설립한 뒤 약 50년간 방치되었던 "James E. Pepper Distillery"를 인수하여 재건하는 데 성공한다.
2017년, 그는 노련한 디스틸러인 애런 스코쉬(Aron Schorsch)를 마스터 디스틸러로 임명하고 과거 문을 닫기 전까지 사용했던 동일한 레시피를 통해 새로운 위스키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첫 증류액은 최소 4 ~ 5년 동안 숙성되어야 했기 때문에 인디애나에 위치한 "MGP Ingredients"와 켄터키에 위치한 "Bardstown Bourbon Co."로부터 위스키 원액을 공급받은 다음 "James E. Pepper" 브랜드를 통해 병입 하여 시장에 출시했다. 현재는 일부 제품군에 자가 증류액을 활용하여 병입하고 있다.
- Bourbon Mash Bill : Corn 60%, Rye 36%, Malted Barley 4%
- Rye Mash Bill : Rye 95%, Malted Barley 5%
James E. Pepper Distilling Co.
- James E. Pepper
- Old Pepper
- Old Henry Clay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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