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endronach Distillery
Glendronach 1993 30 Years Cask Bottling #6752
주종: Highland Single Malt Scotch Whisky
원료: Malted Barley
증류기: (Copper) Pot Still
원액: Glendronach Distillery / Ex-Pedro Ximenez Butt / 30 Years
도수: 52.4% / Cask Strength
병입자: Glendronach Distillery / Distillery Bottling
싱글 캐스크: O
냉각 여과: X
색소 첨가: X
참조:
색: 마호가니색을 띠며 레그는 잔 중간에 맺혀 매우 천천히 떨어진다.
향: 알코올이 자극이 있으나 무척 젠틀하다. 정향과 팔각 그리고 아니스의 화함이 매우 직관적으로 다가오는데, 여기에 먼지가 차분하게 내려앉은 대리석 바닥을 연상케 하는 서늘한 톤의 기운이 뇌리에 꽂힌다. 음습함이 느껴지는 지하실, 비에 젖어 축축해진 고목과 흙내음, 세무 가죽, 세정제를 머금은 신문지, 고르지 않게 분쇄된 흑후추, 화독내, 숯, 흑연, 구두약, 담뱃잎 따위가 풍부하다. 황(Sulfur) 내음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
공기와의 접촉이 길어질수록 향신료나 흙내음의 영향이 줄어들면서 코코아 파우더가 덕지덕지 붙은 트러플 초콜릿, 드림 카카오, 라즈베리 고형물이 들어있는 초콜릿바 등 초콜릿의 뉘앙스가 지배적이게 된다. 불에 그을린 계피스틱의 훈연향을 비롯해 적포도 껍질, 블랙베리, 블랙체리, 수분감이 없다시피 한 건포도, 패랭이꽃, 헤이즐넛 스프레드, 표고가루, 고무 향이 올라온다. 숙성년수로 미루어 보아 오크 주스 일변도일 것이라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상당히 복합적인 향을 뿜어내며 볼륨감도 꽤나 풍성한 편이다.
맛: 기름진 질감에 두꺼운 바디감이다. 무언가 막막한 느낌의 향과는 달리 블랙베리, 라즈베리 같은 말린 검붉은 베리류의 산미와 텐텐 츄정 캐러멜 그리고 부루펜 시럽의 풍미가 혀를 가볍게 자극한다. 오래 머금으면 적포도 껍질에서 오는 탄닌이 엷게 코팅되어 떫은 느낌이 올라오는데, 이전의 산미 때문인지 부담스러운 느낌이 전혀 없다. 가나슈 초콜릿, 뷰샤드 다크 초콜릿, 흑당 풍미에 건포도 같은 버섯류의 감칠맛이 은은하게 나타난다. 균형감이 뛰어나며 두꺼운 오크터치 안에서도 상당히 다채롭게 풀어내는 편이다.
목 넘김 및 여운: 도수 대비 더 부드러운 목 넘김이다. 헤이즐넛 시럽, 다크 초콜릿, 스타우트(Stout), 코코아 파우더, 약간의 화독내, 세무 가죽, 마른 신문지 향이 비강을 가득 메운다. 이후 검붉은 베리류의 새콤한 느낌이 스타카토처럼 톡톡 터지면서 가늘고 길게 이어진다. 혀에는 단맛이 빠르게 사라지고 오크 탄닌의 떫은 느낌 약간, 블랙베리와 적포도 그리고 마라스키노 체리 병조림의 산미, 카카오닙스의 씁쓸함이 두껍게 내려앉는다. 드라이한 느낌은 없다.
총평: 고숙성이 주는 무게감과 진중함은 덜하지만, 약간의 발랄함이 생동감을 더한다.
점수: 4.5/5
ex) ?: 평가하기 모호한 상태
1: 한 모금 마신 후 다음을 기대하기 싫은
2: 시간으로 어느 정도 회생이 가능한
3: 온전히 한 잔을 비울 수 있는
3.5: 데일리로 마시고 싶을 정도로 괜찮은
4: 장점이 뚜렷하게 보이며, 맛있는
4.5: 기대를 훨씬 상회하는 존재감
5: 단점을 찾아 헤매는 나를 자각할 수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