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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sky & Whiskey/Distillery & Brand

오반(Oban), 하이랜드 서부에서 오랜 시간 명맥을 이어온 증류소

by Y's Spirits Archive 2026.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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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an Distillery

 

 18세기 후반, 스코틀랜드 하이랜드 서쪽 끝자락에서 헤브리디스 제도를 내려다보는 작은 마을 오반(Oban)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자신의 영지를 개발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자 했던 아가일 공작은 주민들에게 저렴한 임대료를 제시하고 주택 건설에 각종 혜택을 제공했다. 이 장려책을 기회로 삼은 석공이자 사업가 기질을 지닌 존 스티븐슨(John Stevenson)과 휴 스티븐슨(Hugh Stevenson) 형제는 1780년경 인근의 벨나후아(Belnahua) 섬에 슬레이트 채석장을 설립했다. 이들의 목표는 단순한 주택 건설을 넘어, 어업과 농업을 포함한 다양한 산업을 조직해 하나의 마을을 조성하는 것이었다.

 

 1793년, 현재의 오반 시가지에 해당하는 지역이 조성되었고, 그 중심부에 양조장이 세워졌다. 이듬해 기존 양조장 부지는 증류소로 전환되었으며, 마을의 이름을 따 오반(Oban)이라 불리게 되었다. 형제는 소매점을 열어 이곳에서 생산한 위스키를 직접 판매했는데, 이는 당시 대부분의 하이랜드 증류소가 세금을 피해 불법적으로 운영되던 상황을 고려하면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1797년 공식 면허를 취득했으나 이듬해 만료되었고, 1818년 두 번째 면허를 신청했지만 세관원조차 필요 없을 만큼 작은 마을이었기에 사실상 유명무실했다.

 

 1820년 휴 스티븐슨이 사망하자, 그의 아들 토마스 스티븐슨(Thomas Stevenson)이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돌아와 오반 증류소의 생산을 맡았다. 2년 뒤 그는 백부로부터 남은 지분을 모두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했고, 증류소는 한동안 순조롭게 운영되는 듯했다. 그러나 1829년 연이은 투자 실패로 파산하며 막대한 부채를 떠안게 되었다. 이후 토마스의 장남 존이 증류소 운영을 맡았고, 1831년경 아버지의 채권자들로부터 오반 증류소의 지분을 모두 매입하며 경영을 정상화했다.

 

 이후 약 30년간 안정적인 운영을 이어오던 오반 증류소는 1866년 피터 컴스티(Peter Cumstie)에게 매각되었고, 1883년에는 존 월터 히긴스(John Walter Higgins)에게 다시 넘어갔다. 1888년 오반과 글래스고를 잇는 철도가 개통되면서 유통망이 확대되었고, 이는 안정적인 자금 확보로 이어졌다. 히긴스는 노후 설비를 개보수하고 현대화하여 오늘날 우리가 아는 오반 증류소의 기틀을 마련했다.

 

 당시 저명한 위스키 사업가였던 알렉산더 에드워드(Alexander Edward)는 자신이 소유한 올트모어(Aultmore)와 크라이겔라키(Craigellachie) 증류소의 몰트 위스키 대부분을 대형 블렌더인 "Pattison’s Ltd."에 공급하고 있었다. "Pattison’s"는 자체 블렌디드 위스키로 큰 성공을 거두며 글렌파클라스(Glenfarclas)와 오반 그리고 올트모어 증류소의 지분을 대거 매입했다. 스카치 위스키 산업의 호황 속에서 투자자와 은행은 대규모 자금을 지속적으로 제공했고, 올트모어 증류소 역시 수차에서 증기기관으로 전환하는 등 확장을 거듭했다.

 

 1898년 12월, 히긴스는 오반 증류소를 알렉산더 에드워드가 소유한 "Oban & Aultmore-Glenlivet Co."에 완전히 매각했다. 그러나 이듬해 주요 고객이었던 "Pattison’s Ltd."가 바람직하지 못한 거래 관행 끝에 돌연 파산하면서, 알렉산더 에드워드 역시 파산 직전까지 몰렸다. 다행히 "Oban & Aultmore-Glenlivet Distilleries Ltd."의 투자로 청산은 면했지만, 제1차 세계대전과 금주법, 대공황이라는 연이은 악재로 지속적인 손실을 피할 수 없었다.

 

 1923년, 더 이상 상황을 버티기 어려워진 알렉산더 에드워드는 자사의 몰트 위스키를 공급하던 "John Dewar & Sons"에 증류소들을 포함한 회사를 매각했다. 당시 "John Dewar & Sons""Buchanan & Co.", "James Watson & Co."와의 합병을 통해 약 다섯 개의 증류소를 보유한 "Buchanan-Dewar Co. Ltd."로 성장한 상태였다.

 

 

 1925년, 업계 안정화와 비용 절감을 목표로 "Distillers Company Limited(DCL)""John Walker & Sons Ltd.""Buchanan-Dewar Co. Ltd."를 합병했다. 두 회사는 판매 부문에서 경쟁 관계였으나, 시대적 상황 속에서 협력이 불가피했다. 1930년, 산하 모든 증류소의 면허는 자회사 "Scottish Malt Distillers Ltd."로 이전되었고, 오반 증류소 역시 이에 편입되어 가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영국 경제의 침체로 인해 1931년부터 1937년까지는 가동을 중단해야 했다.

 

 이후 재개장해 안정적으로 운영되던 오반 증류소는 1960년대, 전후 스카치 위스키 산업이 회복세를 보이던 시기에도 폐쇄 위기에 놓였다. 1968년, 두 기의 증류기만으로는 성장 잠재력이 제한적이라는 이유로 DCL은 폐쇄를 결정했으나, 이를 번복하고 플로어 몰팅을 중단하는 대신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단행했다. 그 결과 1972년 증류소는 새롭게 문을 열었고, 1979년에는 12년 숙성 위스키를 출시하며 점차 중요해지던 싱글 몰트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했다.

 

 1985년, "Arthur Bell & Sons"의 회장 레이먼드 미켈(Raymond Miquel)이 미국 호텔 체인 인수를 위해 시카고에 머무는 사이, "Guinness Group"은 적대적 인수를 통해 회사를 장악했다. 이후 "Guinness Group""Distillers Company Limited"까지 인수하는 데 성공했고, "Arthur Bell & Sons"와의 통합을 통해 "United Distillers"를 설립했다.

 

 1997년 "Guinness Group"은 "Grand Metropolitan"과 합병해 "Diageo"를 출범시켰다. 이듬해 "United Distillers""International Distillers & Vintners"와 합병해 "United Distillers & Vintners"를 설립하며 "Diageo plc"의 증류주 부문을 구성했다. 2001년 회사명은 "Guinness United Distillers & Vintners Scotland"로 변경되었고, 2002년 최종적으로 "Diageo Scotland"라는 명칭을 사용하게 되었다.

 

 오늘날 오반 증류소는 "Diageo" 산하 수십 개의 몰트 위스키 증류소 가운데 두 번째로 작은 규모이지만, 웨스트 하이랜드(West Highland) 특유의 독창적인 캐릭터를 지닌 위스키로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증류소는 서부 하이랜드의 고지대에 위치한 "Glenn a'Bhearraidh" 호수를 주 수원으로 하여 약 1km 상당의 파이프라인을 통해 맑고 깨끗한 연수를 공급받아 생산 전반에 활용한다. 1968년에 자체 플로어 몰팅 시설이 폐쇄되었기 때문에 증류소는 로즈아일 몰팅스(Roseisle Maltings)를 비롯한 "Diageo" 산하의 대형 몰팅 시설들로부터 논피티드 몰트와 피티드 몰트를 모두 공급받아 혼합하여 사용한다. 때문에 평균 피트 수준은 약 2 ~ 3ppm 수준에 머무른다.

 

 배치 1회당 약 6.5 ~ 7톤의 몰트가 포르테우스(Porteus) 롤러밀에 의해 제분되며, 몰트 가루는 당화조로 펌핑되어 약 6만 리터의 뜨거운 물과 세 차례 혼합 및 교반 되면서 수 시간의 당화를 거친다. 이렇게 해서 당 함량이 가장 높은 초기 매쉬의 3만 2천 리터 만이 처리되고, 나머지는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재사용된다. 공정이 마무리되면서 달콤하면서도 선명한 맥아즙(Wort)이 생성된다.

 

  • 6.5T Lauter Type Stainless Steel Mash Tun x1

 

 여과를 거친 맥아즙은 열교환기를 통해 효모가 활동하기 적합한 적정 온도까지 냉각한 뒤, 발효조로 펌핑되어 증류용 액체 효모가 첨가된다. 오반은 과거 120시간에 달하는 매우 긴 발효와 약 65시간의 단기 발효를 병행해 왔으나, 현재는 65시간의 단기 발효만이 진행되고 있다. 온도가 천천히 올라가 효모가 활동을 멈추게 되면서 알코올 도수 약 9%의 워시가 생성된다.

 

  • 32,000L Canadian Douglas Fir Washback x4

 

 

 증류소 내부의 스틸룸에는 구리로 이루어진 한 쌍의 팟 스틸이 있다. 워시 스틸과 스피릿 스틸 모두 입구가 좁아지는 형태의 높은 원뿔 모양 형태이며, 이는 구리와의 접촉면을 넓히기도 한다. 과열을 방지하고 알코올 분리 효율을 높이며 환류를 촉진하기 위해 증류 과정은 매우 느리게 진행된다. 증기를 이용한 특수 가열 시스템은 균일한 증류 과정을 보장한다.

 

 오반의 경우 스코틀랜드의 몇 안 되는 웜텁 증류기를 사용하는 증류소로도 알려져 있다. 웜텁에서는 증기가 통과하는 단 하나의 나선형 구리관이 있고, 이 구리관은 커다란 수조에 잠겨있다. 이 수조 안에 담긴 물의 온도를 높이면 높일수록 알코올 증기가 액체로 응축도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져 구리 접촉면이 연장되는 구조이다.

 

 특히 오반 증류소의 웜텁은 두 개의 꼬불꼬불한 웜이 서로 안에 겹쳐져 있어 라인암(Lyne Arm)에서 내려오는 증류액은 두 개로 나뉜다. 이로 인해 응축 속도가 더욱 늦어지고, 구리와의 접촉이 극대화되며, 증류 시간이 길게 늘어진다. 연간 약 130만 리터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으나, 평균적으로는 그 아래를 밑돈다. 두 번의 증류와 농축 과정 그리고 미들컷을 거쳐 알코올 도수 약 68%의 뉴 메이크 스피릿이 탄생한다.

 

  • 11,000L Lamp Glass Shape Wash Still x1 / Steam / Worm Tub Condenser
  • 7,200L Lamp Glass Shape Spirit Still x1 / Steam / Worm Tub Condenser

 

 알코올 도수 약 63.5%로 약간의 가수를 거친 증류액은 "Diageo" 산하의 복합시설로 운송되어 주로 아메리칸 오크에, 일부는 다른 유형의 오크통에 통입된다. 오반 증류소는 더 이상 숙성용 오크통을 보관할 공간과 용량이 부족하여 건물 뒤편에 있는 창고 하나에만 소수의 오크통을 보관한다. 생산량의 일부는 자사의 블렌디드 스카치 위스키 브랜드의 구성 요소로서 사용되며, 일부는 싱글 몰트로 병입 된다.

 

 1979년, 처음 12년 숙성의 위스키를 출시하여 싱글 몰트로서 이름을 알린 오반은 1988년경 "United Distillers"가 스코틀랜드 위스키 생산 지역의 특성을 잘 나타내는 여섯 가지 위스키를 선정하여 클래식 몰트(Classic Malts) 라인을 출시했다. 오반은 여섯 곳 중 서부 하이랜드 몰트의 대표적인 예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이후 리틀 베이(Little Bay), 디스틸러스 에디션(Distiller's Edition), 매니저스 드램(Manager's Dram) 등의 출시가 이어졌고, 현대에 들어서는 디아지오 스페셜 릴리즈(Diageo Special Release)의 단골손님으로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일부 오크통은 "Cadenhead's", "Gordon & MacPhail", "Signatory Vintage" 등에 흘러들어 가기도 했으나, 현재는 독립 병입자로부터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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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Oban | Scotch Whisky

Oban’s still house, like that of Royal Lochnagar's, points to it being a heavy, sulphury site.

scotchwhisky.com

 

Oban: A Highland Whisky Story

  Joe Micallef Wine and spirits judge, historian and bestselling author. Apart from dealing with sobering world affairs, Joe has been an entertaining educator of wines and spirits and judges at major spirits competitions. He has tasted a range tha

88bamboo.co

 

Oban

 

www.whisky.com

 

Oban | Whiskipedia

Oban is a whisky distillery in Oban, Argyll and Bute, within the Highlands of Scotland. It belongs to the spirits group Diageo (formerly United …

whiskiped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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