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st Indies Rum Distillery (W.I.R.D)
1893년 웨스트 인디즈 럼 디스틸러리(West Indies Rum Distillery)는 게오르그 슈타드(Georg Stade)라는 독일 엔지니어가 설립한 바베이도스 섬의 럼 정제소(Rum Refinery)로, 컬럼 스틸을 통한 증류법을 섬에 처음 도입했다. 슈타드는 여러 설탕 및 럼 생산 특허를 보유하고 있었고 당대 가장 현대적인 기술을 선보이고자 했다. 그의 비전은 기존 농장 기반 증류소보다 더 효율적인 방식으로 안전하고 고품질의 럼을 만드는 데 전념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드는 것이었다. 1896년 직접 디자인하여 주문 제작한 증류기를 사용하면서부터 서인도 제도에서 생산되는 럼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이후로도 생산량이 꾸준히 증가했다. 여타 증류돌은 자체적인 설탕 공장에서 생산한 당밀을 사용했던 반면, W.I.R.D는 섬 내에 존재했던 여러 곳의 설탕 공장들로부터 당밀을 벌크로 구매하여 사용했다.
1901년 모종의 이유로 슈타드는 파산했고 W.I.R.D는 법정 관리에 들어갔으며, 회사의 지분은 분할되어 각 브랜드들이 부분적으로 소유하게 되었다. 이후 W.I.R.D는 여러 바베이도스 럼 브랜드 및 기타 기업이 공동으로 소유하는 공유 자원으로 전환되었다.
W.I.R.D와 가까운 곳에 대규모의 럼 증류소가 설립되었다. 1938년 이전에 세워진 것으로 보이는 바베이도스 디스틸러리즈 리미티드(Barbados Distilleries Ltd.)로 알려진 이 회사 및 증류소가 상당한 규모의 컬럼 스틸을 포함하여 적어도 2개의 증류기를 소유했다고 전해진다. 20세기 후반에 들어서 바베이도스 섬 내에서는 마운트 게이(Mount Gay) 증류소와 바베이도스 디스틸러리즈 리미티드 그리고 웨스트 인디즈 럼 디스틸러리가 경쟁하면서 서인도 제도 전체에 벌크 럼을 제공했다.
1990년대 초, 말리부(Malibu) 브랜드가 W.I.R.D와 계약을 맺어 엄청난 양의 럼을 공급받기로 결정하면서 서인도 제도 전체에 공급되는 럼의 총량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1995년 W.I.R.D가 또 다른 컬럼 스틸을 추가할 때까지 럼 부족 현상은 이어졌다. 비슷한 시기에 W.I.R.D의 가장 큰 고객중 하나였던 "Reginald Leon Seale Co. Ltd."는 자사 브랜드에 활용할 럼 공급에 차질이 생기자, 공급을 안정화하려는 일환으로 자체적인 생산을 수행하기로 결정한다. 1995년 데이빗과 리차드는 바베이도스 남쪽 시골 마을의 폐쇄된 설탕 공장을 인수했으며, 이듬해 최첨단 설비를 설치하고 병입 공장을 완비하여 현대적인 럼 증류소로 탈바꿈시켰다.
1994년 "Goddard Enterprises Ltd." 소유였던 웨스트 인디즈 럼 리파이너리(West Indies Rum Refinery)는 웨스트 인디즈 럼 디스틸러리(West Indies Rum Distillery)로 이름을 변경했다.
2017년 W.I.R.D의 오랜 고객이었던 "Maison Ferrand"은 자회사인 "Plantation Rum" 에 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일환으로 대주주인 "Goddard Enterprises Ltd."로부터 지분을 인수하고 증류소의 소유주가 되었다. 또한 "Goddard Enterprises Ltd."는 롱 폰드(Long Pond) 증류소와 클라렌든(Clarendon) 증류소를 포함하는 "National Rums of Jamaica"의 지분 1/3을 소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Maison Ferrand"은 이것을 계승하여 럼 산업 진출의 교두보로 삼았다. 2024년 "Planteray Rum"로 이름을 변경한 회사는 자사 브랜드에 대부분 W.I.R.D가 생산하는 럼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바베이도스의 사탕수수 및 설탕 산업이 붕괴되었기 때문에 W.I.R.D는 럼 생산에 필요로 하는 당밀의 80%를 가이아나에서 공급받는다.
증류소는 2002년 기존의 개방형 발효 탱크에서 최첨단 시스템으로 교체하기 시작하면서 전통적인 배치 발효 대신, 반연속 발효(Semi-Continous Fermentation) 및 응집 효모(Flocculating Yeast)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침전조에서 응집 효모를 얻어내고 묽은 황산으로 세척한 다음, 공기와 물 그리고 당밀의 조합을 노출시켜 재활성화하여 다시 사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따라서 이 공정을 사용하는 증류소는 사용할 수 있는 성숙한 효모가 많으므로 당밀의 품질에 따라 12 ~ 16시간의 빠른 발효 시간을 달성한다. 일반적인 24시간 발효 기간보다 더 일관되고 가벼운 워시(Wash)를 생성한다. 반연속 발효 및 응집 효모의 재사용은 박테리아 축적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에 컴퓨터 제어 장치로 고압 고온의 물과 가성 소다를 사용하여 모든 발효 탱크와 파이프라인을 철저히 청소한다. 230입방미터 용량의 발효조 4개가 있으며, 다른 세 개가 작동하는 동안 하나는 청소에 들어간다.
발효에 의해 생성된 알코올 도수 약 7.5 ~ 8.5% 의 워시는 맥주 우물(Beer Wells)이라고 불리는 곳으로 펌핑되어 고형물이 가라앉도록 하고, 맑은 워시만 올라오도록 한다.
2017년 메종 페랑이 증류소를 인수하고 나서는 여러개의 야생 효모 발효조를 확충하였으며, 천연 효모를 대량으로 재배할 수 있는 육묘장을 만들었다.
증류소는 4열 컬럼 스틸 2개와 팟 스틸 2개, 총 4개의 증류기를 운영한다. 캐나다에서 제작된 현대식 4열 컬럼 스틸(Four-Column Still)은 1년 365일, 각각 8시간씩 3교대로 24시간 동안 가동된다. 이 증류기는 하루에 고품질의 초경량(Extra Light) 럼 45,000리터를 생산한다. 첫 번째 컬럼인 "Analyser Column"는 알코올을 제거하여 65 ~ 60%의 "High Wine"를 생산한다. 두 번째 컬럼인 "Extractive Column"은 세 번째 "Rectifying Column"에 앞서 정류 과정을 거친다. 네 번째 "Contracting Column"은 다른 세 컬럼에서 생성된 초류와 후류를 회수한다.
1975년 설치된 존 도어 4열 컬럼 스틸(John Dore Four-Column Still)은 하루 20,000리터의 럼을 생산한다. 오래된 기술이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이 캐나다산 4열 컬럼 스틸에 비해 절반에 지나지 않지만, 증기를 재활용하지 않기 때문에 워시 및 "Rectifying Column"만을 사용하여 더 무거운 바디감의 증류액을 생산한다. 구성을 달리해 약 12가지 스타일의 럼을 만들 수 있다.
1945년에 제작된 증류기인 블레어 트윈 컬럼 스틸(Blair Twin-Column Still)은 증류소 리뉴얼 전까지 비활성 되어 있었다가, 2017년 메종 페랑의 증류소 인수를 기점으로 진공 컬럼(Vacuum Column)을 부착하여 플랜테이션(Plantation) 브랜드에 사용할 헤비 컬럼 스타일의 럼을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2개의 팟 스틸 중 하나인 워시 스틸(Wash Still)은 알코올 도수 약 20 ~ 25%의 증류액을 생산하며, 1893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증류소의 오리지널 컬럼 스틸에 연결되어 있다. 이 증류액은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 보관하고 있다가 스피릿 스틸(Spirit Still)로 옮겨져 알코올 도수 약 80 ~ 85%의 최종 증류액을 생성한다.
로클리 팟 스틸(Rockley Pot Still)은 1780년대에 제작 1800년대에 개조된 증류기로, 1936년 W.I.R.D에 인수되었다. 로클리 스타일 럼이란 주로 70년대에 증류된 배치와 1986년대 증류분 그리고 2000년 증류분에 해당하며 꿀, 소독제, 휘발유, 소금물, 왁스, 요오드 등이 풍부한 독특하고 개성이 강한 W.I.R.D의 럼을 지칭한다.
로클리 스타일 럼은 일반적으로 팟 스틸을 통해 증류했는데, 서인도제도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더블 레토르트 팟 스틸(Double Retort Pot Still) 유형이 아니다. 오래된 컬럼 스틸(Column Still)을 두 번째 팟 스틸에 연결하여 정류기(Rectifier)로 활용하는 일종의 배치 스틸 유형에 가깝다.
로클리라는 명칭은 로클리(Rockley)라는 일반적인 도시 이름을 지칭하며, 폐쇄된 로클리 에스테이트(Rockley Esate) 및 로클리 농장(Rockley Farm)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다고 한다. 블랙 록(Black Rock)이라 부르기도 했던 W.I.R.D 증류소에 로클리 팟 스틸은 수년 동안 작동하지 않고 방치되었다.
2017년 메종 페랑을 위시로 하는 알렉상드르 가브리엘이 로클리 팟 스틸을 다시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프랑스로 보내진 증류기는 오랜 복원 작업을 거쳐 코끼리 목을 추가한 새로운 형태로 재탄생했다.
1950년대 설치된 그레그 팜(Greggs Farm)은 2,000리터 용량의 개방형 배치 스틸이다. 특정 빈티지(1986/2000)에 해당하는 로클리 스타일 럼을 만드는 데 사용되었다고 한다.
벌컨 3열 챔버 스틸(Vulcun Triple-Chamber Still)은 지난 몇 년간 활성화되지 않았지만, 몇 년 전부터 새로운 목재 발효조와 함께 다시 활성화되었다. 이러한 유형의 증류기는 연속적인 컬럼 스틸도 아니고, 전통적인 팟 스틸도 아니다. 이는 두 유형의 증류기(Column & Pot Still)를 연결하는 배치 스틸(Batch Still) 기술이며, 금주령 이전의 미국 위스키 생산자들이 주로 사용한 증류기 유형이었다.
여러 증언에도 불구하고 로클리 스타일의 럼이 어떤 증류기 조합으로 유래되었는지는 불분명하다. 1986년의 빈티지는 벌컨 3열 챔버 스틸이 워시 스틸로 작동하고, 그레그 팜 팟 스틸이 스피릿 스틸로 작동한 증류액이라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전자의 증류기는 럼을 증류하는 데 있어서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는 가설이 조금씩 확립되고 있다. 그 외 1936년에 인수되어 1940년대에 수리가 완료된 뱃슨 팟 스틸(Batson Pot Still)은 현재 비활성화 되어있다.
W.I.R.D가 소유한 다양한 유형의 증류기는 다양한 스타일의 럼을 생산할 수 있는 유연성을 제공하며, 블렌더들로 하여금 설탕 혹은 향료를 첨가하지 않아도 좋은 품질의 럼을 만들 수 있게 한다.
Pot Still & Column Still
- Wash Still
- Spirit Still
- John Dore's Four-Column Still
- Blair's Twin-Column Still
Batch Still
- Rockley Still
- Greggs Farm Still
- Vulcun Triple-Chamber Still
- Hot Pot Still
럼 산업이 고급화됨에 따라 더 많은 럼 증류소들이 주목을 받고 있으며, 자체 브랜드로 럼을 판매하기로 결정하고 있다. W.I.R.D 또한 2021년 첫 번째 자사 브랜드 럼인 "Stade's"을 발표했다. 각각 "Beach Vat No.1"과 "Bond No.8" 레이블로 출시되었다. 둘 모두 팟 스틸 및 컬럼 스틸 원액을 블렌딩 했으며, 알코올 도수 43%로 병입 되었다.
"The Beach Vat No.1"은 해변에서 100미터 떨어진 증류소의 20,000리터 오크통에서 몇 달을 보낸 럼이다. 상단 부분이 덮여 있지만, 밀봉되어 있지 않아 주변 공기에 약간 노출된다. 휘발 성분은 76gr/hlAA 수준이며, 어떠한 첨가제도 포함되지 않는다.
"Bond No.8"은 Ex-버번 배럴에서 1년 ~ 3년 숙성된 원액을 블렌딩 한 것이다. 6 ~ 8년 숙성된 원액도 조금 섞여있다. 휘발 성분은 96gr/hlAA로 표시되며, 설탕은 약 6g/L로 측정된다. 두 럼 모두 바베이도스에서만 독점 판매되었으나, 지금은 미국에서도 판매하고 있다.
Review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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