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ley Distillery
1887년까지 아일랜드에는 약 28개의 증류소가 존재했지만 아이리쉬 위스키 산업은 계속해서 쇠퇴해 갔다. 거기에 방점을 찍은 것은 미국의 금주법과 아일랜드 독립으로 인한 영국의 금수조치였다. 1930년대에 아일랜드의 주 수출품이었던 감자를 판매하지 못하자 크게 타격을 입은 농부들을 구제하기 위한 일환으로 감자 기반의 중성 증류주(Neutral Spirit)를 생산할 수 있는 다섯 곳의 국영 증류소를 설립했다. 1938년, 산업 알코올법이 시행되면서 산업 알코올을 생산하기 위한 "Monarchana Alcoil na hEireann Teoranta"이라는 국영 기업을 설립하도록 규정했으며, 5개의 공장 중에 리버스타운(Riverstown)에 위치한 약칭 케미키 테오란타(Ceimici Teoranta) 화학 공장은 1986년까지 운영되었다.
1960년대에 들어서 아일랜드에는 3개의 증류소만이 살아남았다. 1966년 "Cork Distilleries Co. Ltd."는 더블린에 위치한 2개의 위스키 증류소와 합병하여 "United Distillers of Ireland"를 구성했다. 이후 북아일랜드에 위치한 올드 부쉬밀즈(Old Bushmills) 증류소가 그룹에 합류하면서 회사명이 "Irish Distillers Ltd."로 변경되었고, 아일랜드 섬의 모든 위스키 생산을 완전히 통제할 수 있게 되었다. 1975년 생산 설비를 통합하려는 목적으로 존 제임슨 증류소와 존 파워스 증류소 그리고 올드 미들턴 증류소를 폐쇄하고 뉴 미들턴 증류소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Irish Distillers Ltd.
- Midelton Distillery - Cork Distilleries Co. Ltd.
- John Jameson Distillery (Jameson's Bow Street Distillery) - John Jameson & Son Ltd.
- John Powers Distillery (Powers John's Lane Distillery) - John Power & Son Ltd.
- Old Bushmills Distillery - Charrington Kinahan Ltd.
1946년 더블린 북부 교외 클론타프의 부유하지도 가난하지도 않은 일반 가정에서 태어난 존 제임스 틸링(John James Teeling)은 학교를 졸업 후 아일랜드 전기 공급 위원회에서 일자리를 얻는다. 하지만 적성에 맞지 않았는지 그는 장학금을 받아 더블린 대학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추가 지원금을 받아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의 와튼 스쿨에 진학하여 MBA 학위를 취득했다. 1970년에는 재단으로부터 장학금을 받아 하버드 대학교에 진학했는데, 그는 아일랜드 위스키 산업이 세계 위스키 판매량의 60%를 차지하던 것에서 어떻게 2% 미만의 점유율로 시장이 붕괴했는지에 대해 연구하고 논문을 쓰며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그는 금융을 비롯해 여러 사업체의 컨설턴트로 활동하면서 다양한 비즈니스 관계와 노하우를 쌓았으며 미국 내 아이리쉬 위스키 마케팅에 대한 사례 연구를 집필했다. 그는 아이리쉬 위스키 산업이 부흥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매사추세츠 공과 대학(MIT)의 학생이었던 윌리 맥카터(Willie McCarter)와 의논하곤 했다.
1987년 후반, 태평양 금 탐사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던 길에 그는 더블린 북쪽 쿨리 반도에 위치한 정부 산하의 산업용 알코올 생산 시설이 파산하여 법정 관리 상태에 있다는 것을 신문으로 보았다. 존 틸링은 케미키 테오란타(Ceimici Teoranta) 공장이라 불리던 그곳을 방문하지도 않고 즉시 10만 아일랜드 파운드를 입찰했으며, 증류소의 용도를 계속 유지하는 조건으로 정부로부터 약 106,000 아일랜드 파운드에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그는 과거 아이리쉬 위스키 산업의 유산들을 계승하고 유사한 프로파일의 위스키를 생산하기 위해 폐쇄된 여러 증류소의 시설과 설비를 인수했으며 파트너였던 윌리 맥카터를 불러들였다.
Cooley Distillery
- Kilbeggan Locke's Distillery - Aging Warehouse
- Watt's Distillery - Tyrconnell & Inishowen Irish Whiskey Brand
- Millar's Distillery - Bottling Line
- Moffat Distillery - Mash Tun
- Comber Distillery - Pot Still
1989년 존 틸링은 증류소 이름을 쿨리(Cooley)로 명명한 다음 2개의 팟 스틸과 2개의 컬럼 스틸을 설치하고 증류에 돌입했다. 하지만 위스키가 충분히 숙성될 때까지 최대 8년이라는 시간을 기다려야 했던 쿨리 증류소는 주당 약 4만 아일랜드 파운드에 해당하는 비용을 충당하기 위한 투자처를 빠르게 찾아야 했다.
여러 회사와 비즈니스 관계를 모색했으나 실패하고 결국 "Irish Distillers Ltd."가 제안한 약 2,450만 파운드 상당의 거래를 통해 계약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당일 밤에 "Irish Distillers Ltd."의 한 책임자가 쿨리 증류소에 대해 저질 위스키를 생산하는 저질 증류소라고 비난하면서 계약은 파기되었다. 다행히 미국의 "Heaven Hill Distilleries Inc."가 위스키 숙성 재고에 대한 선물 구매와 여러 개인 투자를 비롯한 기타 자금 조달을 통해 쿨리 증류소는 살아남을 수 있었다.
존 틸링은 삼중 증류라는 전통을 따르기보다는 아이리쉬 위스키의 다양성을 새로운 방식으로 정의하면서 이중 증류 방식을 채택했다. 1993 ~ 1996년 사이 스코틀랜드의 디스틸러인 미첼 고든(Mitchell Gordon)의 도움을 받아 부드럽고 풍부한 과일 향을 지닌 몰트 위스키를 생산하기 시작했으며, 아이리쉬 위스키 전통에 반하는 피티드 스피릿도 생산 공정 일부에 포함시켰다. 이후 쿨리 증류소의 원액을 기반으로 오래 전에 사라졌지만 완전히 잊혀지지는 않은 과거 아이리쉬 위스키의 유산인 "Tyrconnell", "Lockes", "Kilbeggan", "Millars" 등의 브랜드를 전세계적으로 마케팅하여 전개해나가기 시작했다. 2007년, 존 틸링은 과거에 폐쇄되어 황폐해진 락스(Locke's) 증류소를 매입하여 오래된 툴라모어(Tullamore) 증류소의 작은 증류기를 설치하고 킬베건(Kilbeggan) 증류소를 설립하여 운영했다.
2011년, 증류소와 브랜드에 대한 가치를 끌어올린 존 틸링은 쿨리와 킬베건을 포함하는 회사를 약 7,280만 유로의 거래를 통해 "Beam Inc."에게 매각했다. 이후 "Kilbeggan Distilling Co."로 이름을 변경한 회사는 "Suntory Global Spirits" 하에서 킬베건 브랜드에 집중하고 있다.
2013년, "Diageo"가 하프 브루어리(Harp Brewery)를 폐쇄하고 생산 시설을 세인트 제임스 게이트(St. James Gate)로 이전했다. 공식적으로 폐쇄된 이 양조장을 "The Irish Whiskey Co. Ltd."를 운영하고 있던 존 틸링이 인수하여 증류소로 전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듬해 그레이트 노던(Great Northern) 증류소로 이름이 변경되어 증류 활동이 시작되었다.
2012년, 존 틸링은 아들이 운영하는 "Teeling Whiskey Co."에 7%의 지분을 투자했으며, 쿨리 증류소를 인수한 "Beam Suntory"는 원액 공급 계약의 일환으로 약 16,000개의 숙성 위스키 재고를 틸링 형제에게 매각했다. 2012년부터 잭 틸링(Jack Teeling)과 스티픈 틸링(Stephen Teeling) 형제는 쿨리 증류소 원액을 병입 하여 "Teeling Whiskey"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2015년, 형제는 원액을 사 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증류소를 차리기로 결정하면서 한때 세계 위스키의 수도였던 더블린에 새로운 틸링 증류소를 설립하고 직접 증류에 들어갔다.
증류소는 산에서 흐르는 "Sliabh na gCloch" 강을 주 수원으로 하여 깨끗한 물을 공급받는다. 몰트의 경우 아일랜드에서 재배 & 수확되는 보리를 산업용 몰팅 시설로 보내 가공한 것을 사용한다. 그레인 위스키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해외로부터 옥수수를 수입한다. 증류소 내부에는 총 10개의 발효조가 있다.
- Stainless Steel Washback x4 (for Malt)
- Stainless Steel Washback x6 (for Grain)
스틸룸 내부에는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 위치했던 올드 컴버(Old Comber) 증류소에서 가져온, 구리로 이루어진 팟 스틸 한 쌍이 있다. 증류기의 바닥 부분이 매우 납작해 보이지만 그 아래로 움푹 패어있어 큰 용량을 가지며 환류를 더욱 촉진시킨다. 중간 정도의 키에 환류구(Reflux Ball)가 없고 응축기(Condenser)와 이어져 있는 스완넥(Swan Neck)은 완만한 상향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또 다른 시설에는 이전 케미키 테오란타 공장에서부터 이어져 온 3단 컬럼 스틸이 여러 개 있다.
- Onion Shape Wash Still x1 / Steam Coil / Shell-and-Tube Condenser
- Onion Shape Spirit Still x1 / Steam Coil / Shell-and-Tube Condenser
- Three-Column Patent Still
뉴 메이크 스피릿은 가수를 거쳐 이전에 버번 위스키를 숙성했던 아메리칸 오크에 주로 통입된다. 그 외 다양한 오크통은 피니쉬라 불리는 추가 숙성을 위해 활용된다.
- American Oak
- European Oak
- Barrel
- Hogshead
- Butt
- Pipe
- Ex-Bourbon
- Ex-Sherry
- Ex-Port
- Ex-Madeira
통입을 마친 오크통은 과거 킬베간 증류소에 위치한 숙성고로 운송되어 숙성되었으나 현재는 팔레트(Palletized) 방식의 숙성고가 여러 동으로 확장되어 이곳으로 옮겨진다.
팟 스틸 위스키를 생산하는 아일랜드의 많은 위스키 증류소와는 달리 쿨리는 오직 몰트만을 사용하여 이중 증류 방식으로 싱글 몰트 위스키를 생산한다. 또한 싱글 그레인 위스키를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자체적인 블렌딩을 통해 블렌디드 아이리쉬 위스키를 생산할 수 있다.
Single Malt Irish Whiskey
- Tyrconnell (Non-Peated Single Malt)
- Locke's (Lightly-Peated Single Malt)
- Connemara (Heavily-Peated Single Malt)
Blended Irish Whiskey
- Locke's
- Kilbeggan
- Millar's
- Inishowen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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