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lenlivet Distillery
Glenlivet 1978 Single Cask #9044402 Gordon & MacPhail Private Collection
주종: Speyside Single Malt Scotch Whisky
원료: Malted Barley
증류기: (Copper) Pot Still
원액: Glenlivet Distillery / Re-Fill Sherry Hogshead / 43 Years
도수: 54.3% / Cask Strength
병입자: Gordon & MacPhail (GM) - Private Collection
싱글 캐스크: O
냉각 여과: X
색소 첨가: X
참조:
색: 갈색을 띠며 레그는 천천히 떨어진다.
향: 알코올이 살짝 튀면서 썩은 낙엽, 구운 감자 껍질, 볶은 땅콩의 껍질, 도자기 공방에서의 물 먹은 점토 냄새가 비강 깊숙이 침투한다. 비가 온 뒤 그윽하게 올라오는 고목의 향, 우거지 강된장을 끓일 때 온 집안에 풍기는 특유의 쿰쿰함, 약간의 매콤함이 느껴지는 계핏가루, 동양감초, 볶지 않은 검은깨 향이 따라온다. 아직 휘발성 뉘앙스가 살아있어 구두약, 용매, 유성펜, 잉크 냄새가 잡힌다. 황(Sulfur)은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로 존재하며 감귤 초콜릿 정도의 시트러스가 절제되어 있다. 황설탕, 캐러멜라이징 한 양파, 퍼지, 토피, 스카치캔디, 반건조 무화과, 로투스 비스킷, 짱구 과자, 패랭이꽃 등의 향이 풍부하다.
공기와의 접촉이 길어질수록 볶은 아몬드, 헤이즐넛 가향 커피원두, 트러플초콜릿 향이 짙어지고 가벼운 짠내가 올라온다. 건조시킨 방향성 허브내음과 토치에 살짝 그을린 듯한 계피스틱의 스모키 그리고 담뱃잎이 도드라진다. 몰트 뉘앙스가 캐스크에 잡아먹힌 듯하면서도 갱지, 재활용지, 상자 따위의 종이 냄새와 건초의 풋내음이 절묘하게 섞여 잔류한다. 전체적으로 스피릿보다는 오크 위주의 향조가 지배적이며 복잡스럽진 않다. 하지만 마땅히 있어야 할 향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다른 향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볼륨감이 풍성하다.
맛: 크리미한 질감에 두꺼운 바디감을 지녔다. 43년이라는 세월에도 불구하고 알코올의 존재감이 상당하다. 마치 씨 많은 반건조 무화과를 그대로 씹어 먹는듯한 특유의 씁쓸함과 꾸덕한 단맛이 느껴진다. 이후 수분감이 있는 건포도와 건푸룬의 산미가 다소 강렬하게 터져 나온다. 오래 머금으면 캐러멜라이징이 덜 된 양파의 알싸함, 흑당, 블루베리, 퍼지, 토피, 짭쪼름한 솔티드 캐러멜, 동양감초, 흑후추, 정향, 매실청 따위가 느껴진다. 오크터치에서 오는 탄닌감이 두껍지 않고 매우 절제되어 있다. 말린 어패류보다는 건표고와 같은 버섯류의 감칠맛이 은은하게 나타난다. 오크 주스 일변도일줄 알았지만 기대치 않은 새콤한 산미가 단조로울 수 있는 풍미들을 견인하는 느낌이 있다. 때문에 균형감이 적절하게 맞아떨어진다.
목 넘김 및 여운: 자극이 상당한 목 넘김이다. 알코올이 크게 한 번 터지고 수돗물의 잔류 염소 냄새와 고량주의 파인애플 시트러스가 비강을 가득 메운다. 이후 오트밀 쿠키, 호두정과, 사과나무칩 훈연향, 얼그레이 홍차 파이, 고무, 썩은 낙엽, 견과류 껍질의 풋내가 굵고 길게 이어진다. 혀에는 떫은맛이 살짝 진동한 뒤 반건조 무화과와 카카오닙스의 씁쓸함, 구운 파인애플의 산미, 버섯 육수의 감칠맛, 소금 친 땅콩볶음의 짭쪼름함, 건과일의 단맛이 매우 균형감 있게 포진하여 오래 남는다. 끝내주는 여운.
총평: 향에서 의심하고 맛에서 믿음을 가지며 여운에서 확신하는 글렌리벳의 잠재력.
점수: 4.5/5
ex) ?: 평가하기가 모호한 상태
1: 한 모금 마신 후 다음을 기대하기 싫은
2: 시간으로 어느 정도 회생이 가능한
3: 온전히 한 잔을 비울 수 있는
3.5: 데일리로 마시고 싶을 정도로 괜찮은
4: 장점이 뚜렷하게 보이며, 맛있는
4.5: 기대를 훨씬 상회하는 존재감
5: 단점을 찾아 헤매는 나를 자각할 수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