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lvenie Distillery
스페이사이드의 비공식 수도로 알려져 있는 더프타운(Dufftown)에 위치한 발베니(Balvenie) 증류소는 게일어로 “행운의 마을”이라는 뜻을 의미한다. 글렌피딕(Glenfiddich) 증류소를 설립한 윌리엄 그란트(William Grant)와 그의 자녀들은 1892년 “New Balvenie”라는 저택을 사들여 증류소로 개조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하지만 당시 재정적으로 곤란했기 때문에 새롭게 사는 대신 라가불린(Lagavulin)과 글렌 알빈(Glen Albyn) 증류소로부터 사용하지 않는 증류기를 구입했다. 다음 해에 완공된 증류소는 초기에 “Glen Gordon”으로 불렸지만 이후에는 저택의 이름을 따 발베니라 불리기 시작했다. 1923년 윌리엄 그란트가 사망할 때까지 계속 운영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보리 공급 제한으로 인해 스코틀랜의 많은 위스키 증류소들이 폐쇄되었다. 다행히도 살아남은 발베니 증류소는 경쟁자들을 뿌리치고 위스키 시장에서 보다 확고한 지위를 누리게 된다. 전후 위스키 수요가 급증하자 생산량도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플로어 몰팅을 통해 공급할 수 있는 몰트량이 한계에 다다른다. 때문에 1957년부터 증류기를 2개에서 4개로 늘리고 대형 몰팅 회사들로부터 몰트를 구입하기 시작했다. 1962년 데이비드 스튜어트(David Stewart)가 16세의 나이로 회사에 입사했다.
1965년과 1971년 두 차례에 걸친 확장으로 증류기의 수가 총 9개로 늘어났다. 과거 대부분의 발베니 몰트 원액이 “William Grant & Sons” 소속의 “Grant’s Standfast” 블렌드로 사용되었지만, 1973년 자체적인 병입 시설을 갖추게 되면서 공식적인 싱글몰트 병입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블렌드용 위스키라는 미명 아래 독립적인 브랜드로 나아가지는 못했다.
1990년대에 들어서 블렌디드와 싱글몰트 모두 수요가 급증하자 회사는 발베니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키닌비(Kininvie) 증류소를 같은 부지에 설립했다. 하지만 생산 용량이 비교적 적었기 때문에 충분한 공급을 할 수 없었고, 이는 2007년 아일사 베이(Ailsa Bay) 증류소 설립으로 이어졌다. 아일사 베이는 발베니의 증류기를 모티브로 하기 때문에 블렌드가 필요로 하는 발베니의 프로파일을 복제할 수 있다. 덕분에 발베니는 싱글몰트 생산에 더 집중하게 된다.
2000년대 초, 데이비드 스튜어트는 최초로 더블 머츄어드(Double Matured) 공정을 창안하여 지금의 발베니를 더 높은 위치로 발돋움하게 했으며, 일부 피티드 위스키를 실험적으로 생산하여 브랜드에 다양성을 부여했다. 이후 그는 발베니의 몰트 마스터 자리에 올랐다가 후임에게 물려주고 2023년부터 발베니의 명예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발베니는 글렌피딕과 마찬가지로 증류소 근처에서 솟아오르는 “Robbie Dhu”의 복류수를 주 수원으로 하지만 일부 생산 과정에서 “Conval Hils”의 샘물을 사용한다. 몰트의 경우 대부분을 대형 몰팅 업체들로부터 공급받는다.
- Buckie Maltings
- Port Gordon Matlings
- Glenesk Maltings
- Crisp Malt
- Boort Malt
- Bairds Malt
전체 몰트 수요량의 5 ~ 15%는 플로어 몰팅을 통해 생산한다. 약 1,000에이커 규모의 “Balvenie Mains” 농장을 소유한 와이즈맨(Wiseman) 가문의 던컨(Duncun)과 협력하여 보리를 공급받는다.
보리를 약 2 ~ 3일 동안 물에 담근 후 바닥에 펼쳐 5 ~ 6일간 발아시킨다. 몰트맨이 6시간마다 보리를 뒤집어 열을 조절하고 건조되는 것을 돕는다. 가마(Kiln)에 무연탄을 태워 온도를 약 50℃ ~ 65℃까지 단계적으로 올리면서 열풍을 통해 보리의 수분 함량을 낮춘다.
발베니는 1년에 약 1 ~ 3주 동안 이탄(Peat)을 태워 피트 위스키를 위한 몰트를 제조한다. 주로 “St. Fergus”의 "Sligo Pit”에서 채취한 것을 사용한다. 비교적 가벼운 하이랜드 피트를 사용하기 때문에 아일라 피트보다는 더 부드럽고 젠틀한 캐릭터의 스모키가 나타난다.
- Lightly-Peated (10 ~ 15ppm) / 6 ~ 8h Kilning
- Heavily-Peated (40 ~ 45ppm) / 24h Kilning
구입한 몰트와 자체적으로 생산한 몰트를 11:1 비율로 혼합한다. 배치 1회당 약 11톤의 몰트가 포르테우스(Porteus) 롤러밀에 의해 제분된다. 당화조로 펌핑된 몰트는 으깨진 뒤, 3번 주기로 뜨거운 물과 혼합되어 약 6시간의 당화 과정을 거친다. 당화가 마무리되면 약 65% 내외의 당 함량을 지닌 맥아즙(Wort)이 된다.
- 11.8T Lauter Type Stainless Steel Mash Tun x3
- 67℃, 75℃, 86℃
배수된 맥아즙은 14개의 발효조 중 하나로 펌핑되어 약 16 ~ 19℃로 냉각된다. 충분한 온도가 되었을 때 200 ~ 260리터의 상업용 액상 증류 효모(Distiller’s Yeast/Mauri Cream)를 혼합하여 약 36 ~ 70시간 동안 발효한다. 발효 기간이 길어질수록 온도가 높아지면서 효모가 천천히 죽는다. 발효가 마무리되면서 알코올 도수 약 7 ~ 9%를 함유한 워시(Wash)가 생성된다.
- 50,000L Douglas Fir (Oregon Pine) Washback x9
- 50,000L Stainless Steel Washback x4
증류소 내부의 스틸룸은 두 곳으로 나뉘어 있으며 총 11개의 구리로 된 팟 스틸이 있다. 각 증류기의 중간 부분에는 환류구(Reflux Ball)가 있어 알코올 증기가 구리와 더 많이 접촉하게 되면서 풍부한 과실 에스테르 형성을 촉진한다. 스피릿 스틸은 워시 스틸과 마찬가지로 좁고 긴 백조 목(Swan Neck)과 하향식 라인 암(Lyne Arm)을 가지고 있지만, 응축기로 가기 전 라인 암이 위쪽으로 올라가면서 증류액으로부터 원치 않는 에스테르나 퓨젤 오일 등을 분리하도록 한다. 증류 시간이 느리기 때문에 발베니는 최종적으로 부드럽고 달콤하며 몰티한 캐릭터를 스피릿에 부여한다.
- 9,100L & 12,000L Onion Shape Wash Still x5 / Steam Coil / Shell-and-Tube Condenser / 5h Distilling
- 12,750L Onion Shape Spirit Still x6 / Steam Coil / Shell-and-Tube Condenser / 10h Distilling
- Foreshot 90 ~ 75% / 30m
- Middle Cut 74 ~ 64% / 2h 30m ~ 3h
- Feints 63% ~ / 5 ~ 6h
워시는 이중 증류 & 농축 & 미들컷 과정을 끝으로 알코올 도수 약 68 ~ 71%의 뉴 메이크 스피릿이 된다. 피티드 스피릿은 알코올 도수가 70%를 넘지 않도록 한다. 뉴 메이크 스피릿은 통입을 위해 각각 63.5%와 68.5%로 가수 된다. 이러한 통입 도수는 “William Grant & Sons” 산하의 글렌피딕과 키닌비 모두와 공유한다. 연간 약 700만 리터의 순수 알코올을 생산한다.
발베니는 글렌피딕과 공유하는 자체적인 쿠퍼리지(Cooperage)와의 협력을 통해 오크통을 다른 크기로 제작하거나 재생하여 사용한다. 주로 미국산 버번 배럴과 스페인 헤레즈 “Bodegas Miguel Martin”사의 셰리 캐스크를 사용하지만 다양한 오크통을 활용하기도 한다.
- American Oak
- European Oak
- French Oak
- Virgin Oak
- Barrel (American Standard Barrel)
- Butt
- Hogshead
- Puncheon
- Pipe
- Tun
- Traditional Ex-Whisky
- Ex-Peated Whisky (Islay)
- Ex-Bourbon
- Ex-Oloroso Sherry
- Ex-Pedro Ximenez Sherry
- Ex-Port
- Ex-Rum
- Ex-Madeira
- Ex-Red Wine
- Ex-Pineau des Charentes
글렌피딕과 발베니가 공유하는 약 46동의 숙성고는 대부분은 랙(Rack) 또는 팔레트(Palletised) 방식의 숙성고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서 약 7 ~ 8동이 전통적인 더니지(Dunnage) 방식의 3층 숙성고로 이루어져 있으며 주로 발베니 위스키를 숙성하는 데 사용된다. 높이는 3층이지만 2층 만을 사용한다. 돌로 된 외벽과 흙으로 된 바닥은 숙성고 내부의 온도를 비교적 습하고 서늘하게 하여 증발률을 최소화한다. 자체적인 시설을 통해 대부분 일정 알코올 도수로 가수되어 병입 된다.
일부 브로커, 블렌더, 독립 병입자에게 원액을 파는 경우 증류소 명칭을 법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게 하며 싱글몰트로 병입 하지 않도록 강제한다. 때문에 발베니 원액에 글렌피딕 위스키 일부를 혼합하여 번사이드(Burnside)라는 명칭의 블렌디드 몰트(Blended Malt) 또는 배티드 몰트(Vatted Malt)로 시장에 출시되곤 한다. 이것을 티 스푼 몰트(Tea Spoon Malt)라고 부르기도 한다.
Review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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